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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풀브라우징과 웹표준화 논쟁

박민우(디아이지커뮤니케이션 이사)   2007/02/23
무선 인터넷
“풀브라우징”에 대한 논쟁
최근 발표되어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애플의 아이폰과 출시를 앞두고 있는 구글폰은 다시 한번 “풀브라우징”에 대한 논쟁을 달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풀브라우징”이란 용어는 마케팅 용어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마케팅 용어일 뿐인 “풀브라우징”이란 용어에 왜 전세계 언론들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가? 21세기 인터넷 역사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은 누가 뭐라고 해도 구글이다. 구글이 하는 모든 행위가 전세계의 관심사다. “풀브라우징”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애플과 구글이 비슷한 시점에 휴대폰에 웹서핑이 가능한 브라우저를 탑재하면서 “풀브라우징”에 이슈가 증폭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국내의 포탈이나 이동통신사가 열심히 풀브라우징을 외친다고 해서 이처럼 사회적인 이슈가 되지는 못한다. 요즘 네티즌들 수준이 어떤가? 이미 웬만한 전문가들 이상의 지식과 판단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단순 마케팅 용어와 CF만 가지고 네티즌을 현혹시키기엔 이미 국내 인터넷의 집단 지성의 수준은 자체 검증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이런 논쟁이 증폭되는 이유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먼저 이슈화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그렇다고 이런 서비스를 구글이 처음 시도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일본에서는 2004년부터 NTT, KDDI를 통해서 시도되어 현재 활성화 되어 있고, 유럽에서는 T-Mobile, Vodafone을 통해서 2005년부터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특히 T-Mobile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Web ‘n’ Walk”의 경우 가입자만 100만 명을 넘어선 월 정액 서비스로 성공적인 무선 인터넷 수익모델로 자리잡았다. 우리나라가 이 서비스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무선망개방이 지연되면서 “Time to Market”에서 실기하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풀브라우징” 표준화?
많은 업계의 전문가들은 어떤 새로운 기술이나 트렌드가 나오면 표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상호 호환이 중요한 인터넷과 웹 환경에서 표준화는 매우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하지만 표준화에 너무 민감하다 보면 마치 일부 전문가 집단에서 얘기하는 표준 스펙과 다소 차이가 생기면 크게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취급 당하기도 한다. 사실 정부에서 정해놓은 표준도 지키고 안 지키고는 기업과 개인의 선택이며, 표준을 지키지 않는 집단은 그 스스로 표준을 지키지 않아 생기는 불이익들 때문에 결국 표준을 지키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기업이나 집단이 표준을 준수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그 표준이 얼마나 많은 이익과 혜택을 주는가에 달린 것이지, 표준을 지키지 않는 것이 마치 무지하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취급을 당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정통부의 주도화에 이동통신 3사가 모여서 표준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위피를 개발하였다. 무선인터넷 역사에서 쾌거라고 할 수 있는 업적을 이루었다. 산재된 다양한 플랫폼에서 고생하던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은 이제 하나의 플랫폼에서 편하게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표준화된 플랫폼은 무선인터넷 강국의 위상을 높이고 전세계 수출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그 결과를 다시 판단해보면 위피 플랫폼 개발까지는 사실이고, 그 이후는 모두 희망일 뿐이었다. 개발환경의 변화 속도를 위피 개발환경이 따라오지 못하고, 표준화란 함정 속에서 우왕좌왕하는 동안 이미 무늬만 표준 플랫폼이란 소리까지 나오게 되었다.

또 다른 예로 불안한 국내 인터넷 환경에서 인터넷 뱅킹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재경부를 중심으로 공인인증서를 표준화하였고, 그 표준화 기술로서 ActiveX를 활용하게 되었다. 그런데 윈도우 비스타가 출시를 앞두고 있는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삽질”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웹 2.0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철학이 담긴 기술이다”, “마케팅 용어일 뿐 실체가 없다” 등등 논란이 많이 되고 있다. 또 어떤 많은 사람들은 웹 2.0 표준화에 열심이다. 웹 2.0 이란 용어의 탄생 유래를 보면 미국의 닷컴 버블시대에 살아남은, 그래서 성공한 기업들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전 시대의 기업과 구분을 짓기 위한 용어로 2.0 이란 말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즉 2.0 표준화 단체를 만들어서 전문가들이 모여서 표준 스펙을 정하고, 그 스펙에 맞춰서 철학과 기술을 도입하여 성공한 기업이 웹 2.0 기업이 아니라는 얘기다.

학계 표준 대 업계 표준
많은 대학과 정부산하의 연구단체의 역할 중에 하나가 표준화이다. 그만큼 표준화는 많은 집단과 조직에 생산의 효율성과 제품의 안정성을 가져다 준다. 풀브라우징과 같은 모바일 웹 환경이 표준화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럽지 않게 무선에서도 유선만큼 좋은 인터넷 환경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하지만 표준화 과정이 일부 대기업과 소위 전문가라고 얘기하는 기득권 집단의 자화자찬 식의 토론장이 되거나,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표준화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연구집단은 자신들의 업적을 보여주기 위해서 무리하게 표준화를 시도하거나 소수의 반대의견이 무시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상적인 이론적 배경도 중요하지만 10년 뒤에 이루어질 표준화라면 있으나 마나 한 표준일 것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풀브라우징이란 이름으로 나름대로의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이 기술들이 표준화 단체에서 결정한 스펙에 부합하는가 또는 효율성의 논리만으로 구분해서는 안될 것이다. 기업들이 자기 비용 써가면서 기술을 만들었다면 그 만큼의 책임과 손해를 감수하고 시도하는 것이니 많은 대화와 이해를 통해서 지원을 해야지 길을 돌리려고 해서는 안 된다.

사실 국내에서 모바일 웹의 표준화 단체가 존재하고 “모바일 OK”라는 좋은 표준화 규격이 추진중인 사실은 오래 전부터 언론을 통해서 인지하고 있었던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추진의 과정이 얼마만큼 업계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게 될지는 결국 추진위원회의 열린 마음이 중요할 것이다. 자칫 위피 플랫폼과 같은 우를 범해서도 안될 것이며,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해서도 안될 것이다. 국내의 경우 무선인터넷 망개방이 늦어지면서 “풀브라우징” 환경에 대한 이슈가 늦게 찾아 온 것일지도 모른다. 찬반 여론을 떠나서 일본이나 유럽에서 이미 많은 시행 착오를 통해서 자국 나름대로의 표준화가 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 우리는 새롭게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경험을 자산화 하자
풀브라우징 본 기능으로 다시 돌아가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자. 표준화 단체에서는 모든 유선 인터넷 사이트들이 표준화된 규격을 숙지하여 중복 제작 문제를 방지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개방형 시스템으로 전환되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이미 IE 브라우저 때문에 HTML 조차도 표준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유선환경 조차도 표준화 되지 못한 상태에서 유무선 표준을 급격하게 추진하다가는 더 심각한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 구글이 서비스하고 있는 풀브라우징 환경은 의외로 클라이언트 사이드 솔루션이 아니고 서버 사이드 트랜스코딩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서버 사이드 트랜스코딩 방식은 무선컨버터라고도 불린다. 유선 사이트에 대한 자동 트랜스코딩 룰을 생성하여 단말기의 타입을 인식하여 해상도나 사이즈를 자동으로 조절해 준다. 다양한 룰을 많이 생성할수록 좀더 정교한 화면이 만들어진다.

구글의 서버 사이드 트랜스코딩 기술은 미국 환경에서는 그런대로 쓸만하다. 하지만 국내 포탈을 띄워보면 제대로 볼 수 있는 화면이 거의 없다. 이유는 이미 국내 포탈의 초기 화면은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비표준 HTML과 플래시 이미지, 그리고 스크립트로 구성되어 있어서 기존 구글이 가지고 있는 원시적인 룰 기반 기술로는 커버하기가 어렵다. 구글의 트랜스코딩 기술뿐만 아니라 일본이나 유럽에서 사용하고 있는 클라이언트 사이드 트랜스코딩 방식의 풀브라우저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트랜스코딩 방식은 어떻게 보면 모바일 웹 표준화와 배치되는 기술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유선 사이트들이 표준화된 모바일 웹으로 바뀌기를 기다리기엔 업체도 사용자도 너무 조급하다. 완벽한 표준화보다는 과도기적인 기술을 포용할 수 있는 표준화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런 과도기에서 얻은 경험들은 향후 보다 완벽한 표준화 기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표준은 만드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지는 것이다
좋은 제품이기 때문에 많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쓰기 때문에 좋은 제품이라는 말이 있다. 표준은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는 모델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표준화 논의 과정은 보다 빠르고 신속하게 일반인들한테 전달되어야 한다. 요즘같이 블로그를 통해서 자료의 개방과 공유가 수월한 세상에서 아직도 로그인 기반의 자료 공개를 고집한다는 것은 웹 2.0 트렌드와 맞지 않는다. 관심 있는 사람들만이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 없는 사람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키피디어처럼 개방과 참여를 통한 집단 지성이 표준을 만들어 간다면 얼마나 행복한 인터넷 환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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